'기업사냥꾼' 아이칸 "GM 사겠다"

  • 입력 2000년 8월 21일 19시 06분


1980년대 세계 최고의 ‘기업 사냥꾼’으로 활약했던 미국의 투자가 칼 아이칸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이칸은 지난주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를 비롯해 미국의 철도업체 CSX, 자동차부품업체 페더럴 모굴, 레이저 눈수술 기기제조업체 Visx 등에 적대적 방법으로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통고했다. 이는 상장회사를 협상에 의존하지 않고 주식을 대량 매집하는 적대적 방법으로 인수하려면 사전에 해당회사에 통고하도록 한 미국의 연방 독점금지법에 따른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지가 20일 전했다.

아이칸은 80년대 미국 항공사 TWA와 미국 최대의 철강회사인 USX를 적대적 방법으로 인수해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90년대 들어 잠잠했으나 올 들어 세계적인 식품업체 나비스코를 적대적으로 인수, 기업 일부를 매각해 6억달러(약 6600억원)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칸은 지난주 GM사에 최소 1500만달러(약 16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일 것이며 많을 경우 주식의 15%까지 사들일 계획이라고 알렸다. GM사 경영진은 아이칸의 통고를 받고 나서 1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이칸의 궁극적인 목표는 GM 계열사중 가장 수익성이 높은 인공위성 사업체인 휴즈전자이며 GM은 아이칸의 인수 공격을 막기 위해 휴즈전자를 여러 회사로 분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망했다. 기술력을 갖춘 휴즈전자 인력으로 하여금 창업하도록 하고 GM에서 자본을 대주는 방법으로 휴즈전자를 여러 회사로 쪼개 아이칸의 ‘기업 사냥’ 의욕을 꺾는 방법이 유력하다는 것. 아이칸이 GM 주식 15%를 인수하려면 60억달러(약 6조60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이칸이 독자적인 인수보다는 누군가와 제휴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GM의 매출액은 지난해 1766억달러(약 194조2600억원)로 세계최대였으며 자사보유주를 제외한 거래주식의 시가 총액은 18일 현재 394억달러(약 43조3400억원)에 이른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