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는 전생 죄값" 이 샤스黨首 발언 파문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24분


“나치에 희생된 600만명의 유태인은 전생의 죄값을 치른 것이다.”

과격한 나치 추종주의자의 주장일 법한 이 말은 놀랍게도 유대교 랍비이자 이스라엘에서 세 번째로 큰 정당인 샤스당 당수 오바디아 요세프의 발언. 그는 2일 유대교 예배 설교 도중 “나치는 악마이며 600만명의 희생자들은 전생의 죄를 씻기 위해 다시 태어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뱀과 평화를 논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설교내용은 라디오 방송과 위성을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있는 유대교 신자들에게 전해졌다. 그의 설교방송이 나가자마자 이스라엘의 전 언론사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한 시민은 “그의 말대로라면 유태인은 죄인이고 히틀러는 신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사도였다는 것이냐”고 경악했다.

에후드 바라크 총리도 각료회의에서 “요세프는 나치희생자와 그의 가족들은 물론 전체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며 그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사태가 점차 악화되자 샤스당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엘리 이샤이 샤스당 원내총무는 “랍비 요세프의 말은 ‘아무도 완전한 사람은 없으며 심지어 성인들도 신 앞에서는 죄를 짓고 있다’는 원론적인 발언이었는데 언론에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래도 흥분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요세프는 6일 자신의 발언을 번복,“사악한 나치에 의해 희생된 모든 유대인은 신성하고 순수하고 성스러운 사람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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