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위예술가 英서 알몸 퍼포먼스 논란

  • 입력 2000년 7월 31일 19시 27분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삼복 더위 만큼이나 뜨겁게 나체 논쟁이 일고 있다.

중국 출신 전위예술가 2명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오가며 연출하는 퍼포먼스 ‘라이브 아트’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몰려들면서도심 교통이 마비될 정도. 이들의 공연 주제가 ‘중국의 자유화’를 다룬 민감한 사안이라 더욱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들의 공연이 지나치게 전위적이고 교통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공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왕립 예술대와 골드스미스대에서 예술을 전공한 유안카이(44)와 지시(38). 이들은 29일 예술과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글을 맨 몸에 쓴 뒤 중국을 상징하는 판다 인형을 들고 시내 광장에서 공연을 펼쳐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다고 BBC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에도 런던 테이트 국립미술관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여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평범한 유학생이었던 이들은 중국 귀국을 계기로 인생 유전을 경험했다. 유안카이는 ‘반혁명적인 사고’를 한다는 이유로 3년동안 감옥 생활과 강제 노역을 했다. 지시는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를 무릅쓰고 베이징대 교정을 무대로 나체 퍼포먼스를 펼치다가 ‘요시찰 인물’이 됐다.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영국으로 나와 일약 저명한 전위예술가로 떠올라 화제를 뿌리고 있는 셈이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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