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反政시위 6명 사망…후지모리 3선취임 강행

  • 입력 2000년 7월 30일 19시 03분


알베르0토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의 3선 취임에 반대하는 폭력시위가 28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발생, 6명이 사망하고 190명이 부상한 가운데 후지모리 대통령이 29일 시위사태의 책임을 야당측에 돌리면서 야당 후보 알레한드로 톨레도에게 범죄혐의 적용을 시사하고 나서 정정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3일간 계속된 취임 반대 시위가 폭력사태로 비화된 것과 관련해 29일 군경의 강경진압이 폭력시위를 촉발했다는 야당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시위대가 의사당 건물에 방화해 취임식을 무산시키려는 음모를 갖고 있었으며 일부는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을 흔들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시위대는 28일 리마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선관위 및 법원 청사와 국영은행 등 10개 관공서에 불을 질렀고 이 과정에서 청사 경비원 등 6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페데리코 살라스 신임 총리는 시위를 주도한 야당 지도부와 대선후보 톨레도에게 범죄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후지모리 정부의 이같은 야당 책임론에 대해 알바로 바르가스 요사 야당대변인은 후지모리 대통령이 야당의 평화적 저항운동을 매도하고 있다면서 “야당 지도부 체포 등 야당 파괴공작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앞서 톨레도는 일간지 엘 코메르시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의지를 무시하려는 자들에 의해 폭력사태가 촉발됐다”며 “100명의 비밀경찰이 시위대에 섞여 있었으며 방화 등 극단적 폭력은 이들 비밀경찰 요원이 의도적으로 자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모리 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춰 수만명이 참가한 이번 시위는 평화적으로 시작됐으나 독재타도를 외치던 일부 시민과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던 경찰이 격렬한 공방전을 펼치면서 폭력시위로 번졌다.

병원 관계자들은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시민과 진압 군경이 다수 부상했으며 이 중 4명은 총상환자였다고 말해 진압과정에서 발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시위는 리마 외에 페루 제2의 도시인 아레키파에서도 발생했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62번째 생일인 이날 삼엄한 경비 속에 국회의사당에서 대통령 취임을 강행해 제3기 집권에 들어갔다.

<리마(페루)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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