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7월 21일 20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선진 8개국(G8) 회담이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沖繩) 현지는 정상회담 환영보다는 이 기회에 미군기지문제를 부각시키자는 분위기가 더욱 강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일 2만7100여명을 동원해 극동 최대의 가데나(嘉手納) 미공군기지 주변 17.4Km를 ‘인간사슬’로 완전히 포위한 행사였다.
이 행사를 총지휘한 오키나와 반미군기지 운동 지도자 나카소네 요시카즈(仲宗根義一·58)평화운동센터 사무국장을 행사 후 가데나 기지가 내려다보이는 ‘안보의 언덕’에서 만났다.
―이번 행사를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오키나와에 기지가 필요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전후 55년간 미군기지가 그대로 남아 오키나와현민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거나 위협해온 데 대한 반대의견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으로의 반기지운동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의 행동계획은….
“미군기지 반대운동은 계속될 것이다. 이는 일본과 미국정부가 오키나와에 강압적으로 기지를 유지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안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키나와에 반미군기지 운동이 강한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1945년 오키나와전쟁에서 대부분의 주민을 포함해 20만명 이상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 전쟁을 일으킨 군대가 오키나와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오키나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 자체에 반대하는 운동이다.”
―기지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라면 정부의 협조가 필요할 텐데….
“기지를 다른 곳에 이전하는 것까지도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진전이 안되고 있다.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민들의 반대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반기지운동에 대해 미군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
“전혀 반응이 없다. 현재 분위기로는 미군측이 어떤 반응을 보이더라도 주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뿐이어서 미군쪽이 더 곤란해진다.”
―한국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과의 연대활동을 강화하려 한다.”
1973년 구성된 평화운동센터에는 회원 4만2000여명에 36개 단체가 참가, 반기지 반핵운동과 평화헌법 수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나카소네 사무국장은 노조활동을 하다 10년 전부터 반기지운동에 뛰어들었다.
<오키나와〓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