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경제 제2도약…獨-佛등 실업률하락-고성장

  • 입력 2000년 7월 11일 18시 59분


서유럽경제가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유럽경제의 견인차인 독일은 6월 실업률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올해 3% 이상의 경제성장을 기대하는 고성장 시대에 들어섰다. 유럽경제의 또 다른 주역인 프랑스도 실업률이 92년 이후 최저치인 9.8%를 나타내는 등 안정된 경제기조를 유지하면서 유럽의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유럽경제가 미국식의 ‘장기호황기’에 돌입했다며 앞으로 수년간 이같은 활황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황〓서유럽경제의 훈풍은 독일에서 비롯되고 있다. 베르너 뮐러 경제장관은 10일 ‘독일경제전망 2000’을 발표하면서 “독일경제는 최근 소매업 매출이 매달 5% 이상의 고속성장을 기록하는 등 생산 수출 물가 실업률 등 4개 경기지표가 일제히 호조를 보이며 라인강 기적 이후 가장 안정된 경제성장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월 446만명을 기록했던 실업자수가 6월 380만명으로 줄어들면서 독일의 실업률은 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연방노동청은 내년까지 실업자가 60만명 줄어들어 실업률이 서유럽평균보다 낮은 8%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세계경제 호황에 힘입어 미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지는 “올 1·4분기 수출이 2762억마르크를 기록, 지난해에 비해 19.2%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유럽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실업률 하락과 영국의 경제상황 호전도 서유럽의 경제 호황을 읽을 수 있는 중요 지표. 프랑스는 로랑 파비우스 재무장관이 재정건전화와 기업활동보장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현대화계획’을 추진하면서 5월 실업률이 91년 12월 이후 8년 만에 한자릿수인 9.8%로 떨어졌다.프랑스에서는 1·4분기에만 15만8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프랑스의 실업률 하락은 1997년 이후 56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유로권의 경제정책이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영국도 최근 물가상승률이 1.3%대를 유지하면서 63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영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이 1조3480억유로로 1조3470억유로에 그친 프랑스를 제치고 독일에 이어 2위로 올라서는 등 완연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망〓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유럽경제를 이끄는 철마, 독일경제’라는 최신호 기사에서 “독일은 낮은 물가상승률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호황을 맞고 있는 미국경제와 유사한 과정을 밟으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베스트팔렌 경제연구소(RWI)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 “올해 독일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37%의 2배 이상인 3%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통일 이후 최고치인 3.2%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의 경제학자들도 프랑스 경제가 지난해 2.7%에서 올해에는 3.6%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유럽 전체로는 올해 3.4% 이상의 고도성장이 예상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서유럽의 실업률은 미국의 두배에 이르고 있고 상대적으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며 “취업정책과 금리 안정이 지속되지 않을 경우 서유럽경제의 호황은 단기간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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