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차기 퍼스트레이디는 누가 될까

  • 입력 2000년 7월 5일 18시 35분


비센테 폭스 케사다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58)가 3일 당선 연설을 하는 자리에는 부인은 없고 대신 4명의 자녀들만 함께했다.

폭스 당선자가 생애 최고의 날이라고 할 만한 이날 뜻 깊은 자리에 부인과 함께 서 있지 못한 것은 그가 이혼한 상태이기 때문. 그에게는 2남2녀가 있지만 부인과의 사이에 낳은 애들이 아니다. 크리스티나, 비센테, 파울리나, 로드리고 등 자녀들은 모두 입양한 아이들.

그러나 폭스가 중미 최강국인 멕시코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상 퍼스트 레이디 자리를 마냥 비워둘 수는 없다. 퍼스트 레이디는 고위관료의 부인들로 구성된 연방사회복지단체의 회장을 맡아야 하는데다 국내외 행사가 아주 많다.

이러한 역할은 폭스 당선자의 큰딸 크리스티나가 당분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스무살인 크리스티나는 4일 멕시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허락하면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폭스 당선자도 크리스티나가 당분간 이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이의가 없지만 연방사회복지단체회장은 맡지 말라고 해둔 상태.

그러나 멕시코의 퍼스트 레이디 자리는 어쩌면 다른 사람이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폭스는 멕시코의 인기배우 겸 가수인 루시아 멘데스와 사귀고 있다. 곧 그와 재혼할 가능성도 높다.

멕시코의 인기드라마 ‘골페 바호(Golpe Bajo· 의기소침이란 뜻)’의 여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멘데스는 4일 멕시코 민영방송 ‘TV 아스테카’와의 인터뷰에서 폭스 당선자와 사귀고 있다는 소문을 확인했다.

이혼한 경험이 있는 멘데스는 “퍼스트 레이디가 된다면 연예인으로서 쌓아온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이가 원한다면 연예인 생활을 포기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기겠다”고 털어놨다.

한편 선거 운동과정에서 폭스 후보로 하여금 젊고 박력있는 이미지를 발산하도록 연출한 것으로 알려진 한 여성 핵심참모도 퍼스트 레이디 후보로 입에 오르고 있다. 폭스 당선자는 생일날 대통령에 당선하는 행운 뿐만 아니라 여복도 많은 사람으로 알려지게 됐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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