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신 컴퓨터 이용 '사이버 마피아' 등장

  • 입력 2000년 7월 4일 19시 14분


총칼 대신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이버형 마피아 범죄’가 등장할 조짐이다.

인터넷 열풍을 타고 마피아들이 세계 최고 수준급의 해커를 고용해 은행과 보험회사에 예치된 자금을 노리고 있기 때문.

28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막된 국제돈세탁회의에서 독일 탈세담당검사인 귄터 비티히는 “ 마피아 조직이 해커를 고용해 은행 예금을 자유자재로 빼내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마피아조직이 마약과 범죄 등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세탁해온 검은 돈은 1조달러선으로 추정된다는 것. 그러나 마피아가 앞으로 금융전산망에까지 손을 뻗칠 경우 그 피해와 혼란은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엄청날 수밖에 없다.

비티히 검사는 “은행도 더 이상 안전한 장소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각국은 마피아의 금융범죄를 추적할 전문가를 양성하고 국제 인터넷 수사기구를 신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자상거래와 결제가 증가하면서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금융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과 돈세탁방지 금융대책위원회(FATF) 등 주요 국제기구가 ‘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도 탈세와 함께 조직적인 인터넷 금융범죄를 뿌리뽑기 위한 노력의 일환에서다.

독일의 경우 94년 160건이던 돈세탁 범죄가 인터넷의 보급으로 지난해 500여건으로 늘어나 사법당국이 인터넷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스코틀랜드 경시청의 로완 보스워스 데이비스는 “날로 늘어날 인터넷 범죄는 추적과 입증이 어려운 만큼 관련법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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