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파 인터넷 사이트 급증…인종주의 부추겨

입력 2000-07-03 18:41수정 2009-09-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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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갤러리’ ‘돌격’ 등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극우파의 인터넷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유럽 사회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호에서 “인터넷 전문기관인 시몬 비젠탈 센터의 조사 결과 95년 10개에 불과하던 유럽 내 극우파 웹사이트가 2000개로 크게 늘어나 외국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내 300개 극우파 웹사이트 중 하나인 국제 스킨헤드족 모임인 ‘핏방울과 명예(Blood & Honour)’의 경우 “클릭만 하면 우리가 (외국인 추방을) 도와주겠다”는 선정적인 문구로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다비드의 전투그룹’이라는 이름으로 특정인의 살해를 부추긴 글이 올라 같은 이름을 지닌 사람들이 경찰에 보호를 요청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이 글은 ‘프랑크’라는 사람을 러시아와 친하다며 ‘좌익의 하수인’으로 지목, 그를 살해할 경우 1만마르크의 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도이블러 그멜린 독일 법무장관은 “인터넷을 통해 급증하고 있는 극우파의 선전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을 경우 유럽 내 인종주의는 심각한 국제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주 인터넷범죄관련 베를린 국제회의에서 각 국 대표들은 나치 관련 사이트와의 접속을 차단할 수 있는 서버의 확대를 제안하는 등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규제를 내용으로 한 ‘베를린선언’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을 비웃기라도 하듯 유럽 내 인종주의자들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미국 등 외국의 인터넷 사이트로 옮겨 다니면서 수사망을 피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외국인 중에는 사이버 공간을 넘나들며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얼굴 없는 극우파’들로 인해 컴퓨터 공포증과 함께 외국인 테러 증가를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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