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루라이트닷컴' EC 반년준비 玉石가려진 후 진출

  • 입력 2000년 6월 20일 21시 30분


섣부른 모험은 벤처 가 아니다. 늦더라도 신중한 판단과 완벽한 준비가 더 중요하다.

속도와 과감성이 우선돼온 인터넷 벤처업계에서 수년간의 치밀한 연구 끝에 전자상거래 시장에 데뷔한 미국의 한 소매업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대형 할인점 시장을 놓고 월마트 등과 치열하게 경쟁중인 케이마트 (Kmart)는 19일 블루라잇닷컴 (Bluelight.com)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했다. 블루라잇은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할인점 체인으로 케이마트의 자회사.

케이마트는 최근 수년간 많은 소매 업체들이 인터넷에 진출하는 모습을 냉정한 시선으로 지켜봤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을 닫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 옥석이 가려진 후 시장에 진출하면 후발 주자라도 소비자의 신뢰 확보가 용이할 것이라는 전략도 숨어 있었다. 그리고 성공한 쇼핑몰과 실패한 쇼핑몰의 차이점을 분석하는 데 전문가들을 대거 투입했다.

마크 골드스타인 블루라잇닷컴 사장은 인터넷에서 경품으로 고객을 끄는 방법이 한때 유행처럼 번졌지만 이로 인해 많은 쇼핑몰이 도산했다 면서 큰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골드스타인 사장은 기존 소매점의 고객이 온라인에서도 같은 쇼핑몰을 이용할 것으로 판단했던 업체들도 대부분 실패했다 고 지적했다.

블루라잇닷컴의 본격적인 온라인 진출 준비는 6개월전부터 시작됐다.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2000여개의 케이마트와 블루라잇 할인점 고객들에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나눠주기 시작한 것. 오프 라인 의 고객을 자연스럽게 온라인 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술의 일환이었다. 주요 공략 대상은 인터넷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주부들. 그 결과 반년 동안 소프트웨어 사용 등록 고객이 200만명에 이르렀다.

케이마트 할인점에서 고객들에게 나눠주는 쇼핑백 디자인도 바꿨다. 케이마트의 로고만 새겨져 있던 쇼핑백에 블루라잇닷컴의 로고를 넣어 인지도 높이기 작업에 들어갔다.

또한 블루라잇닷컴은 고객들이 원하지만 막상 온라인 쇼핑몰에서 찾기 힘든 콘텐츠의 개발에 몰두했다. 여행이나 각종 금융 상품 등이 바로 그것. 사무용 가구 처럼 부피가 커 기존 쇼핑몰들이 취급을 꺼려온 상품들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골드만삭스 투자은행의 분석가 앤터니 노토는 블루라잇은 다른 인터넷 쇼핑업체와는 달리 거대하지만 정교한 전략을 갖고 있다 며 인터넷 벤처 업계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고 평가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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