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슈뢰더 "美 NMD 반대"…정상회담서 클린턴에 표명

  • 입력 2000년 6월 2일 19시 04분


서방국가로는 처음으로 독일이 미국의 신방위전략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1일 베를린을 방문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체제(NMD) 구상은 기존의 평화노력에 반하는 새로운 군비경쟁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는 뜻을 전달, NMD 구축 계획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과 독일간의 특수한 유대를 강조하며 매우 솔직하게 미국의 NMD 계획을 설명했다”고 슈뢰더 총리는 소개했다.

독일의 반대입장 표명은 NMD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맹방관계를 유지해온 독일이 제기했다는 점에서 유럽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독일언론들은 통일 이후 유럽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독일이 미국 주도의 NMD 계획보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유럽연방의 독자적인 방위군 창설 추진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미국이 추진하는 NMD가 신군비경쟁을 초래, 러시아 및 중국과의 갈등을 조성하는 한편 유럽안보를 책임져 온 NATO와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계획에 거부감을 보여왔다.

미국 내에서도 북한과 이라크 등 ‘테러국’들이 현실적으로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600억달러가 소요되는 NMD체제를 추진하는 데 반대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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