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TR法 통과 안팎]"中시장 열린다" 美경제 부푼꿈

  • 입력 2000년 5월 25일 19시 23분


중국에 항구적인 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를 주는 법안이 24일 미국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미국과 중국은 경제관계에서는 더 안정적으로 상호 실리를 추구할 수 있는 전기를 확보했다.

이날 법안이 19표차로 가결된 것은 미국의 노동계 환경단체 인권단체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셌던 점에서 예상보다 큰 표차라고 할 수 있다.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온 힘을 쏟았던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소속당인 민주당보다는 야당인 공화당에서 더 많은 찬성표를 얻었다. 전통적으로 노동계의 이익을 대변해온 민주당의원들 가운데 약 3분의 2는 11월 있을 선거를 의식해 반대표를 던졌다.

반면 공화당에선 전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과 관련해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도하는 등 클린턴의 최대 정적으로 떠오른 톰 딜레이 원내총무까지도 이 법안에 찬성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물론 국무부 무역대표부 등 관련 부처는 하원에서의 가결을 일제히 환영하면서 자축하는 분위기다.

미 기업들도 중국에 대한 수출이 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 법안 통과를 환영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은 150억달러, 수입은 819억달러로 669억달러의 무역적자가 있었다. 그러나 법안통과로 중국도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내리면 앞으로 5년사이에 대 중국 수출이 130억달러 정도는 늘 것으로 예상된다.

토머스 도나휴 미 상공회의소장은 “중국과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는 미국 상품과 기업, 농부들에게 중국 시장이 개방되는 것이며 미국 내에 일자리도 새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값싼 중국제품이 미국시장을 잠식하게 되고 따라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제임스 호파 전국트럭노조위원장은 “의회가 노동자들에게 등을 돌렸다”고 비난했다.

노동계 등의 반발은 올해 대통령선거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 같다. 대선 주자인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과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모두 이 법안에 찬성했기 때문. 그러나 상하원 선거에서는 적지 않게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안에 반대했던 의원들은 막상 가결되자 “미국 노동계가 실질적인 위협을 느끼고 있고 중국의 열악한 인권 및 노동 상황도 개선되지 않은 때에 이 법안을 가결한 것은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중국 대외무역경제협력부 대변인은 미 하원통과를 환영하면서도 “미국이 인권을 구실로 중국 국내문제에 개입하려고 시도하는 일부 조항을 법안에 포함시킨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부분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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