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군 合訓-대만 全軍 비상령…'총통취임' 신경전

  • 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29분


대만 총통 취임식을 이틀 앞두고 중국과 대만이 치열한 막판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3월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후보 당선 이후 연일 대만에 대한 선전전과 군사력 사용위협을 가해온 중국은 18일에도 이런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논평에 이어 이날도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면 양안간에 평화는 없다”며 “대만 부총통 당선자 뤼슈롄(呂秀蓮)은 극단적 대만독립분자로 엄중 징계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논평을 통해 “대만의 새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대만 주민은 도탄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무력시위도 병행하고 있다. 상하이(上海)를 모항으로 한 동해함대는 동중국해에서 2주 예정의 육해공 합동훈련에 돌입했다. 군기관지 해방군보는 “이번 훈련은 구축함 호위함 전투기 등을 배합한 사상 최대의 근해 작전”이라고 전했다.

대만에서 가장 가까운 푸젠(福建)성의 미사일부대가 전진배치됐으며 러시아에서 새로 도입된 R77 중거리미사일 100여기도 대만 인근지역에 실전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콩 태양보는 “중국군이 △대만해역 봉쇄 △진먼다오(金門島) 점령 △대만의 관문인 펑후(澎湖)열도 공격 △대만 직접 공격 등 4단계 대만 공격 전략을 수립했다”며 “구후이(固輝) 난징(南京)전구사령관은 중국군이 이 같은 전략에 따라 94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가상 대만공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만은 군사적 대비태세를 늦추지 않는 한편 국민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쿵판딩(孔繁定)대만 국방부대변인은 “18일부터 22일까지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천당선자는 16일 대만 상공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4년 전 리덩후이(李登輝)총통 취임시를 상기시키며 자신의 취임식날 주가 대폭락이 없도록 만전의 조치를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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