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日한국계 고교생 "졸업증에 한글로 이름표기" 요구

  • 입력 2000년 5월 17일 19시 34분


일본의 한국계 고교생이 졸업증서 등에 일본어가 아닌 한글로 이름을 표기해달라고 학교측에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어 화제다.

오사카(大阪)부립 아베노(阿倍野)고교 2년생 권화치(權和治·17)군에 관한 이야기를 마이니치신문은 16일 크게 다뤘다.

권군은 졸업증서를 받을 때 한글로 이름을 표기해달라고 요구중이나 학교측은 “전례가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권군은 학교당국에 시험 답안지에 이름을 쓸 때 한글로 표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 올해초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 학교측은 그러나 졸업증서와 성적통지표에 쓰는 이름은 외국인등록원표에 기재된 이름을 기본으로 한다는 공문서 작성 규정을 내세워 일본어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권군은 조총련계 재일동포인 권종룡(權鐘龍·44)씨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북한국적을 갖고 있다. 권군은 유치원 입학 후 한글 이름을 써왔으며 일본 친구들과 연하장을 주고받을 때도 한글이름을 쓰고 있다.

오사카부 교육위원회는 재일동포 교육에 관해 “학생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일본명이 아닌 본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으며 권군은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이름을 한글로 써넣은 졸업장을 받았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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