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클레르'여성몸매 기호조사…표지 2가지제작

  • 입력 2000년 5월 5일 21시 12분


완벽에 가까운 몸매냐, 현실에 가까운 몸매냐.

세계적인 여성잡지 마리 클레르가 여성 독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 몸매에 대한 기호를 알아보기 위해 6월호(영국판)를 표지 인물만 달리해서 두 가지 종류로 제작키로 했다.

한 잡지에는 수 차례의 성형수술로 ‘환상적 몸매’를 갖게 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섹시스타 파멜라 앤더슨이 표지 모델로 등장한다. 앤더슨은 키 170㎝에 몸무게는 47㎏. 다른 잡지의 표지 인물은 키 182㎝에 몸무게가 73㎏인 ‘모델같지 않은 모델’ 소피 달이다. 영국 출신의 달은 1997년 모델로 데뷔한 후 새로운 모델상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마리 클레르측은 이미 ‘소피 달판 마리 클레르’ 의 표지 촬영을 마쳤다. 마리 클레르 영국판 편집장인 리즈 존스는 “달과 앤더슨 중 누가 나온 잡지가 더 많이 팔렸는지를 통해 여성 독자들의 이상적인 몸매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5일 전했다. 존스는 “요즘 모델들의 비쩍 마른 몸매가 어린 소녀들에게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섭식 장애마저 유발한다는 비판과 우려가 높아 이같은 기획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및 영양학자들은 마리 클레르의 기획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런던보건 및 의학대학의 앤드루 프렌티스교수(영양학)는 “매우 흥미롭고 의미있는 실험”이라며 “여성잡지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오늘날 건강한 여성의 모습과 한참 동떨어져 있는 비현실적 이미지”라고 비판했다.

영국 정부는 다음달 런던에서 정부 대표와 모델에이전시대표 패션잡지편집장 등이 참석하는‘몸매 정상회담’을 열고 보다 현실에 가까운 몸매의 모델을 기용할 것을 패션 관계자들에게 주문할 예정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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