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백인농지 절반 몰수…英, 무기수출 중단 발표

  • 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06분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3일 백인 소유 농지의 절반을 몰수, 수십만 명의 땅 없는 흑인 농민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선언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4000여명에 불과한 백인들이 짐바브웨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220만㏊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 70%가 땅 한 뼘 없는 소작인들”이라면서 “정부가 원하는 것은 백인 소유 토지의 절반”이라고 강조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이어 “백인 농장주들이 저항하면 예비역 군인(흑인)들의 백인농장 점거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가베는 이날 발표한 집권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정강에서 앞으로 5년간 최소한 15만 명의 흑인 주민들을 백인 토지에 재정착시키고 일자리 85만개와 주택 100만 채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 짐바브웨를 식민통치했던 영국은 무가베의 백인토지 몰수계획을 비난하며 이날부터 짐바브웨에 대한 무기수출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짐바브웨에서는 2월 흑인들의 백인토지 점거로 빚어진 폭력사태로 지금까지 17명이 사망했다.

<하라레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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