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 첫 성공…佛 의료진 신생아3명 고쳐

  • 입력 2000년 4월 28일 20시 04분


세계 최초로 유전자요법을 통한 치료가 성공해 신생아 3명의 생명을 건졌다.

유전자요법은 혈우병, 알츠하이머(치매)병, 낭포성 섬유증, 심장혈관 질환 등 유전자 결함으로 인한 질병을 치료할 획기적인 방법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10년동안 4000여명의 환자를 상대로 한 임상실험에서는 모두 실패했었다.

프랑스 파리 네케 아동병원의 알랭 피셔 박사는 27일 미 뉴욕타임스지와 전화인터뷰를 갖고 “‘중증합병형면역결핍(SCID)-X1’이라는 희귀한 유전질환으로 낳자마자 완전 살균 공간에서 생명의 끈을 유지하던 프랑스 신생아 3명을 유전자요법으로 치료했다”고 발표했다.

각각 생후 11개월과 8개월 된 신생아 2명은 면역기능을 완전 회복해 집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1개월된 신생아 1명도 면역기능을 회복했다고 피셔 박사는 밝혔다.

SCID-X1은 외부에서 침입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죽이는 면역체계의 T세포와 NK세포의 발육, 성장을 명령하는 유전자가 아예 없거나 유전자 결함 때문에 발생하는 치명적인 유전자 질환이다. 이런 어린아이는 저항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아주 가벼운 감염에도 생명을 잃게 되며 남자아이에게만 발생한다.

이번에 적용된 유전자요법은 환자의 골수 간세포(幹細胞)에서 추출한 유전자를 조작해 면역체계가 있는 유전자를 만들어낸 뒤 이를 다시 몸에 주입해 면역체계가 없는 유전자를 대체하도록 한 것이다.

<홍은택기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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