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반응과 대응전략]"예상했던 결과" 의외로 태연

  • 입력 2000년 4월 5일 01시 13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티브 발머 사장은 3일 MS의 독점금지법 위반 판결이 나오자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예상했던 결과’라며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투자자들이 MS 주식을 앞다퉈 투매하고 있음에도 MS측의 동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MS가 이처럼 태연한 이유는 뭘까.

일단 MS측은 시간이 자기 편이라고 믿는 것 같다. 재판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선 1심의 주심인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가 구체적 제재내용을 결정하려면 7, 8월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불리한 결정이 나온다 해도 MS가 끝까지 가면 대법원 확정판결까지는 최소한 2002년 6월까지 2년여가 걸린다. 특히 MS측은 항소법원에 기대한다. 항소법원이 98년 MS의 독점관련 유권해석에서 MS측에 우호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어 1심보다 유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MS는 또 향후 2년 동안의 기술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운영체제(OS)를 비롯해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최강자인 MS는 앞으로 정보통신 산업의 중심이 인터넷으로 이동하는 추세에 맞춰 이 기간 중 인터넷 서버에 응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인터넷으로 MS의 중심이 성공적으로 이동한 뒤에는 웹브라우저의 끼워팔기에 대한 독점위반 판결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MS는 독점금지법 적용에 소극적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올해말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지금 반(反)MS소송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 클라인 법무부 독점금지국 국장도 더 이상 현직에 없다.그러나 MS의 소송전략은 기본적으로 소모전이다. 소송과정에서 MS의 자원과 인원,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관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부시 정권이 탄생한다 하더라도 사법부의 결정을 무시하고 MS를 방면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MS의 시간벌기 전략이 주효할지는 의문이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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