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APEC 동참 희망"…金대통령 서울포럼서 밝혀

  • 입력 2000년 3월 31일 17시 5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1일 “북한이 원할 경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활동에 북한이 초빙회원 자격으로 참여하고 나아가 APEC에 정식 가입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APEC 서울포럼’ 개막연설에서 ‘APEC의 새로운 번영과 화합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제안하고 “APEC회원국 기업들이 한국의 기업과 공동, 또는 단독으로 북한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때”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역내 금융위기의 재발방지를 위해 적절한 국제금융기구에 투기성 단기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감시하는 ‘헤지펀드 모니터링 채널’을 조속히 설치하고 경제위기 위험도를 사전에 경보해주는 외환위기 예측모델을 회원국 공동으로 개발할 것을 제의했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아태지역에 예기치 않은 재난이 발생하면 이를 신속히 돕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APEC 사회안전망’의 창설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정보화시대를 맞아 역내 국가 간의 경제 사회적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적 복지 개념을 역내 국가간에 적용해 인터넷 대학인 ‘APEC 사이버 교육망(APEC Cyber Education Network)’을 구축해 정보화에 뒤진 나라와 계층의 사람들이 쉽게 인터넷을 활용하고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의했다.

이와 관련해 이기호(李起浩)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인터넷 대학의 본부를 가급적 서울에 설치하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북한이 어려울 때 세계은행(IBRD)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같은 국제기구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북한이 APEC에 도움을 요청할 경우에도 회원국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줌으로써 함께 번영하는 공식적인 채널이 구축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개막연설에 이어 이날 저녁 서울포럼 참석자 1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서울포럼에서의 새로운 금융질서구축에 관한 자유토론을 통해 회원국 상호간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됐다”고 평가하고 APEC의 공동번영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회원국 간 정책협조와 프로그램의 공동개발을 강조했다.

<최영묵기자> 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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