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열도 '커피체인점 전쟁'…외국계 고가전략 공세

  • 입력 2000년 3월 26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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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는 국내외 커피체인점들의 일대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도투루’ ‘고히칸’ 등 일본 토종 체인점들이 장악하던 커피전문점 업계에 미국의 ‘스타박스’ 등 외국계 커피전문점들의 공세가 거세진 것이다. 특히 에스프레소 카페라테 등 고품격 커피를 앞세운 스타박스가 소비자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도쿄(東京) 시부야 등 시내 중심가에서는 국내외 커피전문점들의 시장 싸움이 치열하다.

▼외국계 고가전략 공세▼

▽스타박스 100개점포 돌파〓미국과 캐나다에 2500여개 점포를 갖고 있는 미국 최대 커피전문점인 스타박스는 1996년8월 일본에 진출했다. 3년반 가량이 지난 지금 도쿄시내 번화가를 중심으로 110개 점포를 열었다.

기존업체는 ‘커피 한잔에 100엔대’라는 저가(低價)전략인 반면 스타박스는 세배에 가까운 280엔(약 2900원)대의 고급 커피에 주력한 것이 먹혀들었다. 특히 세련된 젊은이들을 겨냥한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 커피 등을 일컫는 ‘구루메(미식가) 커피’라는 새로운 말까지 유행시켰다. 점포 내에선 금연이고 옥외에 테라스식 카페를 만들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점포마다 직장 여성이나 젊은 샐러리맨들의 줄이 길게 늘어선다.

▼토종업체 수성 안간힘▼

▽토종과 외국계 싸움 치열〓스타박스가 ‘구루메커피’로 인기 상한가를 치자 1997년부터는 이탈리아계 ‘자네티’와 미국계 ‘타리즈커피’ ‘시애틀스 베스트커피’ 등이 속속 일본시장에 들어왔다. 이들도 이탈리아식 고급커피를 주력 상품으로 시장을 파고들었다.

도투루와 고히칸 등 토종업체들도 경영전략을 바꿨다. 도투루는 기존 700개점포 이외에 별도로 ‘엑세루 시오루 카페’라는 이름의 구루메커피 전문점을 시작했다. 400개 점포를 갖고 있는 고히칸도 ‘에스프레소바루 고히칸’이라는 고급커피 전문점을 늘려가고 있다. 이들은 최근까지도 모카나 킬리만자로 등 입맛이 익숙한 커피를 고집했으나 에스프레소 등 만을 취급하는 고급커피 전문점을 잇따라 내고 있다.

▼대형체인 매출 급증세▼

▽커피가게도 체인점 시대〓일본의 개인 커피전문점 시장은 최근 약간 줄어들고 있지만 대형업체가 주도하는 체인점의 매출은 늘고 있다.

일본 외식산업 종합조사연구센터와 일본푸드서비스협회 등에 따르면 개인 커피전문점들의 매출은 1989년 1조5300억엔에서 94년 1조4200억엔, 98년 1조3800엔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대형 체인 업체 15개사의 매출액은 1994년부터 매년 8.5∼12.5%씩 증가했고 점포수도 해마다 6.4∼11.9%씩 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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