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하나의 중국' 논의 불붙을 듯

  • 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전제될 경우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 당선자의 본토 방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석은 이날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대한 첫 공식 언급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이 서로 인정된다면 천 당선자는 중국에 올 수 있고 우리도 대만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대만의 천 당선자는 20일 중국에 대해 평화적 정상회담을 제의하면서 중국이 대만을 동등한 상대로 대할 경우 중국이 주장해온 ‘하나의 중국’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대만 독립을 지지해온 천 당선자는 이날 타이베이(臺北)에서 정치고문 겸 에버그린그룹 총수인 장룽파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해 앞으로 양안문제에 유연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선거패배로 책임공방이 일고 있는 대만 국민당은 19일 마잉주(馬英九)타이베이시장이 9월 당주석직 사임의사를 밝힌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조기퇴진을 권유한 데 이어 20일 열린 당간부, 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의원들도 일제히 리 주석의 조기퇴진을 촉구했다. 국민당은 22일 중앙상무위원회를 열어 개혁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수천명의 국민당원들은 19일에 이어 20일에도 국민당 건물 앞에서 ‘리덩후이 물러가라’ ‘당 팔아 영화 찾는 독재 주석’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경찰은 이날 오후 전격 진압작전에 들어갔으며 쑹추위(宋楚瑜)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당원들이 몽둥이를 들고 저항하다가 10여명이 부상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20일 “17일부터 발동해온 전군 최고경계태세를 해제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대만 주가는 양안관계를 우려한 투자심리 악화로 2.6%(227.22포인트)가 폭락해 8,536.05를 기록했다.

<타이베이〓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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