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검 특수검사부 출신, 사기연루 '친정'에 체포돼

  • 입력 2000년 3월 8일 19시 14분


한때 일본 도쿄(東京)지검의 유명한 특수부 검사였던 한 변호사가 지하경제 사기사건에 연루돼 자신의 친정격인 도쿄지검에 의해 체포됐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7일 오사카(大阪) ‘지하경제의 제왕’으로 불리던 재일동포 허영중(許永中·52)씨의 거액 어음사기사건을 발표하면서 다나카 모리이치(田中森一)변호사를 공모혐의로 체포했다.

다나카변호사는 허씨가 한 건설회사 사장을 속여 180억엔(약1800억원)짜리 약속어음을 가로챈 사건과 관련, 자기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쓰게 하는 등 피해자에게 정상거래라고 믿게 한 혐의다. 다나카변호사는 1971년 검사로 임관한 뒤 오사카지검, 도쿄지검의 특수부 검사로서 대형 경제사건을 주로 해결한 베테랑 검사였다. 그러나 1988년 변호사 개업을 하면서 특수부 검사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쉽게 ‘검은 세계’에 빠져들었다. 대형 탈세사건이나 수뢰사건을 변호해 달라는 기업이나 정치인이 줄을 이었다.주식투자로 큰 빚을 지게 된 그는 마침내 청부업자나 폭력조직 등의 지하경제 조직과 연계됐다. 일부 조직에서는 고문변호사 역할도 했다. 일본 검찰 관계자는 “그가 폭력단 등 대형사건에 자주 들랑거리는 바람에 수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한때 존경받는 민완검사였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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