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유럽순방]유럽-아시아 정보통신망 구축 구상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유럽을 순방 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세일즈맨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대통령은 6일 밀라노에서 대구시가 추진 중인 밀라노 프로젝트를 ‘세일’했으며 프랑스에서는 유럽-아시아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이라는 글로벌 구상을 내놓았다.

▽국제통신망구축〓김대통령이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에게 제안한 유럽-아시아 초고속정보통신망은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 깔려 있는 기존의 초고속정보통신망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 간의 경제협력을 확대 발전시키자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3단계로 구성돼 있다. 1단계는 유럽의 연구시험망(TEN-155)과 한국의 선도시험망(KOREN)을 연결하는 것으로 2001년 완성된다. 2단계는 TEN-155와 미국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정보통신망(APII)’을 연결하는 것으로 2002년에 완료된다. 3단계는 2003년에 유럽의 통신망인 ‘E-유럽’이 완성되는 대로 APII와 연결시킨다.

통신망이 완성되면 이를 통해 거래될 전자상거래 규모는 연간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한국이 차지할 비중은 10%인 1000억달러 정도로 예상된다는 것이 이기호(李起浩)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예상. 이수석은 “‘제2의 세계무역기구(WTO)’ 또는 ‘전자 WTO(E-WTO)’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 일 독일 등과 이미 상당한 수준의 실무협의를 마치고 10월 서울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최종 합의를 도출해 낼 방침이다.

▽밀라노프로젝트〓밀라노프로젝트는 국내 섬유산업의 재건을 위해 98년 김대통령이 직접 명명하고 수립한 계획. 섬유산업의 중심지인 밀라노를 벤치마킹해 대구시를 세계적인 섬유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김대통령의 이번 밀라노 방문 중에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확정됐다.

김대통령과 막시모 달레마 이탈리아총리 간 합의에 따라 문희갑(文熹甲)대구시장이 직접 6일 밀라노를 방문,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이탈리아 섬유연구센터간의 ‘기술교류협약서’ 등을 체결하고 이탈리아의 세계적 패션학교인 ‘세콜리’의 대구분교를 내년에 설립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이와 함께 2002년 5월 대구에서 열릴 국제섬유박람회에 이탈리아의 참가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이날 롬바르디아 경제인연합회 초청 연설 직후 한국기업들이 룸바르디아측 기업들과 10억달러에 이르는 대한(對韓)투자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로마·파리〓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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