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아일랜드 폭탄 테러…평화정착 다시 먹구름

  • 입력 2000년 2월 7일 19시 57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외곽의 한 호텔에서 6일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한 분파가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폭탄테러가 일어나 북아일랜드 평화정착이 크게 위협받게 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무장세력들이 1998년4월에 체결된 북아일랜드 정파간 평화협정에도 불구하고 끝내 무장해제를 거부하면 영국은 북아일랜드 자치권을 박탈하고 영국의 직접통치를 부활시킬 방침이다.

IRA의 한 분파로 무장해제를 반대해온 ‘컨티뉴이티 IRA’는 이날 폭탄테러 직전 벨파스트 BBC방송에 “서부 퍼매너 마을의 호텔 두 군데에서 폭탄이 터질 것”이라고 전화로 경고했다.

경찰은 지목된 호텔 두 곳의 투숙객을 모두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번 테러는 98년 8월 북아일랜드 오마에서 차량폭탄테러로 29명이 숨진 이래 처음이었다.

아일랜드의 모든 정당은 이날의 폭탄테러를 일제히 비난했다. 특히 IRA의 정치조직인 신 페인당 간부들은 “이번에 폭탄테러를 자행한 단체는 어떠한 정당의 대표기관도 아니므로 즉각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북아일랜드의 각 정파는 98년 4월 △무장세력의 무장해제 △구교도와 신교도의 의회 의석배분 △자치정부 구성 등을 담은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북아일랜드 의회는 구교도와 신교도 간에 의석을 분배했고 자치정부를 구성한 뒤 IRA의 무장해제를 기다려왔다.

영국정부는 98년 평화협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북아일랜드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영국의 직접통치를 부활한다는 법안을 4일 의회에 냈다.

<윤희상기자>he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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