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터넷株 '묻지마 투자' 끝…투자자들 '옥석 가리기'

  • 입력 2000년 1월 23일 20시 08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인터넷 주식의 ‘옥석가리기’가 한창 진행중이다.

인터넷 기업을 의미하는 ‘.com’이라는 이름만 붙어도 무조건 주가가 치솟던 지난 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전자 상거래 업체인 비욘드.com은 지난해 4월 주당 37달러까지 올랐지만 올들어 연일 폭락해 19일 현재 8.5달러. 또 인터넷 슈퍼마켓인 밸류 아메리카는 지난해의 주당 74.25달러에서 5.50달러로 폭락했다.

나스닥 시장의 인터넷 지수는 올들어 5%가량 하락하는데 그쳤다.

그렇지만 비욘드.com과 e토이스,i빌리지 같은 기업의 주가는 작년 최고치보다 70∼80%가량 하락했다.

이는 시스코 시스템즈처럼 전망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인터넷 기업의 주가는 계속 오른 반면 적자상태인 인터넷 기업의 주가는 폭락했기 때문. 인터넷 주식이라해도 종목별 주가 차별화 양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올들어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인터넷 주식을 무작정 사고보는 투자전략을 버렸다고 전했다.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면서 전망이 없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릴 린치 증권사의 인터넷 분석가인 헨리 블로지트는 “작년부터 인터넷 기업이 대거 상장되면서 투자자들은 골라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맞았다”면서 “허약한 인터넷 기업은 시장에서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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