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케네디의원 처조카 25년전 살인혐의 재조사

  • 입력 2000년 1월 20일 19시 38분


고 로버트 케네디 전 미국 상원의원의 처조카가 25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떠올랐다. 미 CNN방송은 케네디의 처남 루스톤 스카킬의 아들인 마이클 스카킬(39)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돼 19일 코네티컷주의 그리니치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스카킬은 재판을 받겠다고 약속한 뒤 50만달러(약 5억75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스카킬은 75년 핼러윈 축제 전날밤 코네티컷의 그리니치에서 여자 친구 마서 목슬리(당시 15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목슬리는 친구들과 스카킬의 집에서 놀다가 귀가한다며 나갔으나 이튿날 스카킬의 집 주변에서 골프채로 얻어맞아 죽은 시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골프채가 스카킬 가문의 것임을 확인하고 스카킬과 그의 형, 그리고 가정교사를 용의선상에 올리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들의 완강한 부인과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은 흐지부지 끝났다.

이 사건은 98년5월 마크 퍼먼이라는 사람이 쓴 ‘그리니치 살인사건’이라는 책이 나오면서 다시 세인의 주목을 끌었다. 형과 목슬리가 키스하는 장면을 본 스카킬이 질투와 분노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책의 내용.

책이 나온지 한달 뒤 검찰이 재수사에 나서 18개월 동안 사건당일 목슬리와 함께 있었던 친구와 스카킬의 친구 등 40명의 증언을 확보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스카킬의 변호사는 “스카킬은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무죄”라고 주장했다.

한편 로버트 케네디의 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이 사건에 관해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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