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최악 폭우피해…7천여명 사망·실종

  • 입력 1999년 12월 18일 11시 06분


지난 수일동안 베네수엘라 전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사상 최악의 홍수와 산사태로 17일(현지시간) 현재 202명이 숨지고 최소한 7천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실종자는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호세 비센테 랑헬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이날 재해관련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특히 수도 카라카스와 베네수엘라 북부지역의 피해가 극심해 사망자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번 폭우로 가옥 수천채와 전답이 유실되면서 6만8천명 가량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베네수엘라 민방위당국이 밝혔다.

당국의 발표가 사실일 경우 지난 14일부터 베네수엘라 전역을 강타한 폭우로 인한 피해는 사상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 전국에 생중계된 TV방송을 통해 북부지역의 피해복구를 위해 군병력 투입지시를 내리는 한편 산사태 조짐이 있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긴급대피령을 내렸다.

차베스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가 50년만에 사상 최악의 재해를 맞았다”면서 “정부는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 이재민 대책마련과 재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로마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이날 베네수엘라의 재해소식을 접한 뒤 ‘희생자들의 영생’과 ‘이재민들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전세계 가톨릭신도들이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미국과 쿠바 콜롬비아 일본 멕시코 페루 프랑스 정부 등은 위로전문과 함께 구호품을 보내기로 했다.

한편 긴급재해복구반과 인명구조단원들이 이날 역시 재해현장에 투입돼 사체발굴 및 실종자 색출작업을 벌였으나 피해지역이 워낙 광범위한데다 장비부족과 현장접근의 어려움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카라카스를 비롯해 산사태 피해가 극심한 북부지역 도시의 거리 곳곳에 설치된 임시천막에 수용된 이재민들은 대부분 며칠째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채 실종된 가족과 친지들의 생존소식을 안타깝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생존자인 카렐리스 캄포스씨는 산사태때문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집터를 바라보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생매장당해 있다”면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카라카스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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