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헌팅턴교수 "체첸戰은 문명 충돌"

  • 입력 1999년 12월 17일 19시 23분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21세기를 이슬람권과 비이슬람권 사이의 문명충돌 시대로 규정했던 미국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 교수.

그가 체첸사태는 이슬람권과 비이슬람권의 문명충돌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해석해야 하며 미국의 개입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6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지구촌 분쟁의 최전선’이라는 글에서 “체첸사태는 국제질서를 주도해온 두 강대국 미국과 러시아의 힘의 한계를 보여주는 본보기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첸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체첸인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러시아도 승리할 수 없으며 미국 역시 인권을 명분으로 개입하면 패배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체첸사태는 모로코에서 인도네시아까지 뻗어있는 이슬람권 국경의 분쟁들(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인도 등)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슬람권 질서를 이끌 주도국의 부재 △이슬람 국가의 청년층(16∼30세) 인구증가 등 두가지 요인이 분쟁을 부추긴다.

그는 러시아가 당장 체첸을 점령하더라도 200년 이상 싸워온 체첸인은 산악지대에서 세력을 키워 다시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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