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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8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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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55)의 의붓 동생인 로타르 포셀러(52)가 최근 하수도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최신호가 보도했다.
포셀러는 슈뢰더의 아버지가 2차 대전때 전사한 뒤 어머니가 재혼해 낳은 아들. 이들은 아버지는 다르지만 어린 시절 20년 가까이 함께 자라며 친하게 지냈다.
이들이 걸어온 인생 역정은 아주 대조적이다.
슈뢰더는 상점에서 일하면서 야간학교 중등과정을 거쳐 괴팅겐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해 변호사가 됐다. 18세때부터 “장관이 되겠다”고 장담했던 그는 결국 총리의 자리까지 올랐다.
반면 포셀러는 난방장치 설비 기술을 배웠고 군 복무후 의약품 배달과 컴퓨터 판매 등을 하며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 4년전 실직하자 슈뢰더가 뒤셀도르프 공항에 일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공항 근처로 이주할 비용이 없어 취업을 포기한 뒤 고향인 데트몰트에서 실업연금으로 살다가 최근 하수도 청소부로 취직한 것.
포셀러의 생활은 형이 총리가 된 후에도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다만 형 덕분에 쾰른의 지역신문 ‘익스프레스’에 주1회씩 형에 대한 칼럼을 쓰게 돼 부수입이 생기기는 했다. ‘내가 보기엔 이렇다’는 제목의 칼럼은 정치에 인간미를 가미하기 위한 기획으로 기자가 포셀러의 말을 정리해 싣고 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