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각료회의]美 농산물 조건부양보 한국에 제의

  • 입력 1999년 12월 2일 23시 23분


미국의 세계무역기구(WTO) 협상대표단이 우리측 대표단에 농산물의 비교역적 기능을 인정하겠다는 양보의사를 처음으로 밝혀왔다.

선진국과 개도국간 큰 쟁점이 되고 있는 노동과 환경문제는 뉴라운드 협상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WTO 3차 각료회의의 한국 협상대표단 고위관계자는 1일(현지시간) “슈마허 미 농림부차관이 김동태(金東泰)농림부차관에게 ‘협상에서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한국측 입장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그동안 환경보호 홍수방지 식량안보 등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을 감안해 농산물 보조금이나 관세를 큰 폭으로 낮춰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과 케언스그룹(호주 등 18개국)은 농산물도 공산품과 똑같은 기준의 대폭적인 관세 인하 및 보조금 폐지를 요구해왔다.

이 관계자는 “미국측은 그 대가로 ‘EU의 수출보조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지지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면서 “한국대표단은 이 제의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WTO각료회의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이처럼 양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조만간 협상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대표단의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미국과 EU가 노동 환경분야를 협상 의제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집중적으로 펴고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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