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황제' 머독 TV인터뷰 실언으로 망신살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51분


‘언론 황제’ 루퍼트 머독이 미국 NBC방송의 매각설을 거론했다가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하는 바람에 실없는 사람으로 몰렸다.

뉴스코퍼레이션스 회장 머독은 최근 자신이 소유한 케이블TV 채널인 FOX뉴스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제너럴일렉트릭(GE)이 NBC방송을 판다면 이를 사들일 것인가”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머독은 “GE는 이미 타임워너에 NBC를 250억달러에 넘기겠다는 뜻을 전했으며 타임워너측도 이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뷰를 하고 나서 몇 시간 지나지 않아 NBC와 타임워너는 머독의 발언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타임워너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고 못박았고 GE는 한술 더 떠 “다른 사람의 상상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나 이번 경우는 전면 부인할 수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협상 중이 아니라고 했다가 훗날 사실로 밝혀지면 미 증권관리위원회(SEC)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는다. 따라서 양측의 강력한 부인은 머독이 실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머독의 측근들은 인터뷰 다음날 “갑작스런 질문 때문에 생겨난 실수”라고 둘러댔지만 타임워너측은 “머독이 라이벌인 타임워너의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낭설을 퍼뜨렸다”며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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