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러라고서 이란 공습 지켜본 트럼프… 또 ‘의회 패싱’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일 01시 40분


백악관 아닌 사저서 주요 결정 반복
전쟁 선포 권한 의회에만 있는데
이란 핵시설 공습-마두로 축출 등… 트럼프, 재집권 후 의회 승인 ‘0’번
백악관 “의회 지도부에 연락” 주장

트럼프, ‘마러라고 상황실’서 공습 지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의 상황실에서 이란 공습 및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하나인 하메네이가 숨졌다”고 썼다(위 사진). 같은 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하메네이 거처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팜비치·테헤란=AP 뉴시스
트럼프, ‘마러라고 상황실’서 공습 지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의 상황실에서 이란 공습 및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하나인 하메네이가 숨졌다”고 썼다(위 사진). 같은 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하메네이 거처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팜비치·테헤란=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의 상황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동 공습 및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 과정을 지켜봤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동석했다. J D 밴스 부통령은 대통령이 없는 워싱턴 백악관을 지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할 때도 마러라고 상황실에서 관련 상황을 지켜봤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군사 작전을 백악관이 아닌 사저에서 지켜본 데다 의회에 미리 공유하거나 승인을 받지도 않아 ‘의회 패싱’ 논란 또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때도 집권 공화당의 일부 의원에게만 사전에 알렸고 야당 민주당에는 전혀 통보하지 않았다. 이란 공습, 마두로 축출 때는 양당 모두를 ‘패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백악관 아닌 마러라고에서 공습 지켜봐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USA’가 적힌 흰색 모자를 쓰고 흰색 셔츠의 제일 위 단추를 푼 채 등장했다. 그는 지난해 이란 핵시설 공습 당시에는 자신의 정치 구호이자 강성 지지층을 뜻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문구가 적힌 빨간색 모자와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한 채 백악관 상황실 ‘워 룸(War Room)’에 등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바로 뒤편에는 이란 공습 상황을 담은 작전 지도가 걸렸다. 지도 우측 하단에는 이번 군사 작전의 이름 ‘에픽 퓨리(Epic Fury)’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테헤란, 쿰 등 이란의 주요 도시 또한 빨간 점으로 표시됐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와일스 실장과 대화하는 장면, 케인 의장이 화면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모습 등도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작전 개시 몇 시간 전인 미국 동부 시간 지난달 27일 밤 마러라고에 도착했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사저에서 중요한 외교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행태가 거듭되자 우려 또한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더 큰 충돌을 불러일으키고 미국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군사 공격을 감행한 후에도 공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다른 대통령들이 전쟁의 심각성을 다룬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비판했다.

● 의회 전쟁 선포권 유명무실

미국 헌법은 대통령이 아닌 의회만 타국과의 전쟁 선포 권한을 보유하도록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이란 핵시설 공습, 마두로 대통령 축출, 하메네이 제거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

상원 군사위원회의 민주당 간사 잭 리드 의원은 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과의 대규모 전쟁에 미국을 몰아넣었다. 이란이 미국에 대한 반격은 물론이고 사이버 공격 등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성향 인물로 꼽히는 랜드 폴 상원의원도 “헌법이 전쟁 선포 및 개시 권한을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부여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전쟁 발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동조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X’에 이란을 공격하기 전 루비오 장관이 의회 지도부 ‘갱 오브 에이트(Gang of Eight)’의 모든 구성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 중 7명과 연락이 닿았다며 의회 패싱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갱 오브 에이트는 상·하원의 양당 대표, 군사위원회의 정보위원장 및 간사 등을 맡은 의원 8명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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