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東 ‘오슬로 대타협’ 재현될까?…美-이-팔 정상회담

  • 입력 1999년 11월 2일 01시 03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총리,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은 1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중동평화정착을 위한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바라크총리, 아라파트수반과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2일 가질 3국 정상회담에 앞서 주요 쟁점에 대한 양측의 합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바라크도 이날 오슬로에서 요르단 알제리 모로코 3국 외무장관과 만나 이―시리아 평화협상 등 중동평화 문제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내년 2월 체결 예정인 기본평화협정에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내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의 하레츠지가 1일 보도했다. 하레츠는 고위 외교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모든 협정의 상대였던 팔레스타인자치정부보다는 공식적으로 인정된 국가와 협정을 맺는 것을 더 바란다”며 실제적인 국가설립은 내년 9월로 예정된 팔레스타인과의 최종 지위협상이 체결되기 직전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현재 △동예루살렘 지위 △팔레스타인 난민귀환 등 쟁점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5월 바라크가 총리에 당선된 이후 3국 정상회담은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이 중동평화협상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오슬로는 고(故)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95년 11월4일 피살)와 아라파트가 93년 비밀리에 만나 역사상 처음으로 중동평화를 위한 협정인 ‘오슬로 평화협정’을 체결했던 뜻깊은 장소다. 이 공로로 두 사람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외무장관은 9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라빈총리의 4주기 추모식을 계기로 열린다. 라빈 추모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총리와 유럽연합(EU) 의장국인 핀란드의 마르티 아티사리 대통령도 참가한다.

임기를 1년여 남겨둔 클린턴은 ‘외교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남기기 위해 회담에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데니스 로스 중동담당특사, 마틴 인다이크 국무부 중동담당차관보 등 관련인맥을 총동원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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