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회담 응답없는 北속사정?…내부 조율 안끝난 듯

  • 입력 1999년 10월 19일 20시 09분


이달 초로 예정됐던 김계관(金桂寬)북한외무성부상과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담당특사간의 북―미 회담이 뚜렷한 이유없이 지연되고 있다. 양측은 지난달 베를린 회담에서 ‘10월초 회담 재개’ 원칙에 합의했고 뉴욕채널을 통해 6일경 개최에 의견접근을 이뤘었다.

하지만 북한측은 최종단계에서 “훈령이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일정을 미뤘고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한미 양국에서는 북한측의 협상연기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북한측의 설명대로 ‘훈령하달’이 늦어지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한측의 최종입장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는 뜻. 내달로 예정된 북―미 고위급회담의 사전 예비회담 형식으로 김계관과 카트먼이 만날 경우 북한측은 최소한 고위급회담에 참석할 북한측 대표나 의제 등을 통보해야 한다.

정부당국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대표 선정과 관련해 김용순(金容淳)아태평화위원장과 강석주(姜錫柱)외무성제1부상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페리구상안’에 대한 미국 내의 여론을 면밀히 주시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12, 13일 열린 ‘페리구상안’에 대한 미 상하 양원의 청문회 결과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다음 수순을 결정하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이같은 여러 관측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자들은 북한이 ‘페리구상안’의 수용이라는 대세를 거스르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한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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