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대표 딜리 도착…민병대 동티모르학살 진상조사

  • 입력 1999년 9월 11일 19시 21분


동티모르에 대한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을 수용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인도네시아에 가중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발로 인도네시아에서는 반외세 시위가 벌어지는 등 국수주의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오클랜드를 방문중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1일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 제재 조치로 무기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공개회의를 소집, 평화유지군 파견을 수용하도록 인도네시아를 설득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유엔 안보리 대표 5명은 이날 동티모르의 폭력 사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특별기편으로 딜리에 도착했다.

이에앞서 10일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동티모르가 약탈과 방화, 학살극이 난무하는 무정부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정부에 평화유지군 파견을 지체없이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아난총장은 “국제사회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인도네시아 정부는 반인륜 범죄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일 인도네시아에 대한 구제금융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도 인도네시아에 평화유지군 파병을 수용하도록 촉구했으며 이탈리아는 평화유지군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10일 500여명의 시민들이 평화유지군 파견을 주도하고 있는 호주와 미국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호주대사관 앞에서 호주와 미국의 국기를 불태우며 사흘째 반외세 시위를 벌였다. 인도네시아인들은 “동티모르는 아직 인도네시아의 영토인 만큼 호주 등 서방국가들이 개입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라고 주장했다.

자바와 수마트라 등지에서도 대학생 시민 등이 외세 개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인도네시아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암본주(州)의 주도 말루쿠에서는 10일 시위대가 정부 건물을 공격하다 8명이 사망하고 45명이 부상했다.

〈유엔본부·자카르타 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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