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구스마오 어떤 역할할까…호르타와 협력할듯

  • 입력 1999년 9월 7일 19시 34분


7일 석방된 동티모르의 독립운동 지도자 사나나 구스마오(53)는 “자유의 몸으로 동티모르의 평화를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석방소감을 밝혔다. 그가 혼란에 빠진 동티모르 사태의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할 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동티모르 사태 진정을 위해 그에게 동티모르로 직행할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그의 지지자들은 호세 라모스 호르타(49) 등 많은 동티모르 망명지도자가 활동중인 호주로 갈 것을 권하고 있다. 동티모르로 갈 경우 친인도네시아계 민병대가 그에게 위해를 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구스마오는 독립 동티모르의 새 이름 ‘티모르 라로세(티모르의 떠오르는 태양)’처럼 주민들의 추앙을 받고 있어 초대 대통령감으로 꼽히고 있다.

신학교를 나와 교편을 잡고 있던 그는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를 합병하자 무장투쟁을 주도했다. 92년 체포돼 수감생활을 하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아 ‘동티모르의 넬슨 만델라’로 불려왔다. 독립을 반대하는 민병대장 에우리코 구테레스조차 “그의 원칙주의를 존경한다”고 말할 정도.

구스마오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호르타와 돈독한 동지 관계다. 75년 해외로 망명, 호주와 포르투갈 등지에서 활동해온 호르타는 구스마오의 석방을 위해서도 노력해왔다. 언론인과 대학교수 경력을 지낸 그는 미국과 호주 등지의 지식인 사회를 상대로 동티모르의 독립을 호소해왔다. 구스마오가 국내파라면 호르타는 해외파인 셈.두 사람은 독립국가 구성에는 적극 협력할 것으로 보이나 초대대통령 자리를 놓고 세 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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