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카다피 집권 30돌…평화중재자 변신 노력

  • 입력 1999년 8월 31일 19시 42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1일로 집권 30년을 맞는다.

69년 9월 무혈쿠데타에 성공한 ‘카다피대령’은 아랍민족주의노선을 견지하면서 테러리스트들에 무기와 훈련지원을 해 서방세계와 끊임없이 대립해왔다. 그러던 그가 최근에는 아프리카의 평화중재자로서 힘을 쏟고 있다.

AP통신은 모로코와 요르단의 국왕이 올해 잇달아 세상을 떠나면서 아랍권의 최장수 지도자가 된 카다피가 가말 압델 나세르 전 이집트대통령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에 필적하는 평화중재자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6일부터 9일까지 리비아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단결기구(OAU) 정상회담을 주재한다. OAU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카다피는 콩고내전,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분쟁 등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프랑스 르피가로지와의 회견에서 “새로운 아프리카의 창조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아프리카를 위한 전사(戰士)’가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리비아는 4월 팬암기 사건에 관련된 자국인 2명을 유엔에 인도한 뒤 서방과의 화해를 시작했다. 미국 영국 등이 경제제재를 일부 해제하고 영국은 리비아와 국교를 정상화했다.

리비아는 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발생한 미국 팬암기 폭파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오랫동안 유엔 등의 경제제재를 받았다.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리비아인들의 생활수준은 그다지 나빠지지 않았으며 외환보유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최근에는 리비아를 찾는 외국 관광객도 늘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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