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안보포럼 성과]한국입장 대부분 수용

  • 입력 1999년 7월 26일 18시 33분


26일 싱가포르 만다린호텔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아세안 10개국과 대화상대국 등 22개 참가국은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가 동북아 평화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이 “북한 미사일 문제는 법이나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지역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발언한 뒤 미국 일본 러시아 싱가포르 등 참가국 외무장관들의 전폭적인 지지발언이 잇따랐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이 주권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은 맞는 얘기”라며 홍장관의 발언을 적극 지지하고 나선 것은 의외의 소득이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도 “북한에 명백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세해 북한 미사일 발사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뤘다. 다만 중국은 북한을 의식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대량무기 확산방지를 지지한다”며 우회적인 방법으로 북한 미사일 문제를 언급했다.

회의가 끝난 뒤 채택된 의장성명도 한국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수준이었다. 의장성명은 회의 관례대로 ‘북한’이라고 직접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98년 8월 미사일 발사와 기타 미사일 관련 행동이 한반도와 지역안정에 심각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데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의장성명에 담길 북한 미사일에 대한 언급을 놓고 한미일 3국은 의장국인 싱가포르측과의 비공식 접촉을 통해 ‘강한 경고’를 주문했고 이같은 주문이 상당부분 수용됐다. 의장성명은 또 대북포용정책과 남북대화 및 4자회담을 지지하는 등 총체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반영했다.

〈싱가포르〓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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