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력행사 위협은 「공포탄」…美 반발도 걸림돌

  • 입력 1999년 7월 21일 19시 33분


리덩후이(李登輝) 대만총통이 ‘양국론(兩國論)’을 주장하자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무력행사 가능성을 잇따라 거론했다.

장주석은 평화적 해결을 주문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온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에게도 “무력행사 포기를 약속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대만의 리총통은 20일 양국론을 다시 주장해 중국을 더욱 자극했다.

이러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침공하는 것은 아닐까.

미국 ABC방송은 최근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중국의 군사력이 우위에 있지만 대만 역시 최신장비로 무장하고 있어 중국의 침공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미국의 반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중국의 무력행사 시사는 위협용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홍콩언론은 중국군의 군사훈련과 부대 이동에 관해 보도했으나 중국은 20일 이를 부인했다. 대만은 이를 ‘언론을 이용한 심리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직접 군사행동을 하지 않고도 이같은 심리전 만으로도 대만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무력행사 위협이 있었던 지난주 대만의 주가는 13%나 폭락했다. 대만정부는 111억달러의 증시안정자금을 급히 풀기로 했다. 반면 중국 위안화는 20일 달러당 8.2773위안을 기록, 94년 이후 최강세를 보였다.

대만이 끝내 양국론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중국이 최소한의 무력행사를 할 가능성은 있다. 96년 총통선거에 나선 한 후보가 대만 독립을 내걸자 중국은 단거리 미사일을 대만 연안에 발사한 적이 있다. 2월 미 국방부가 전역미사일방위체제(TMD)에 대만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을 때도 중국은 대만을 향해 위협을 가했다. 대만의 독립 움직임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방침이다.

미 국방부는 3월 중국과 대만의 전력을 비교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2005년경 미사일 기술이 크게 진보해 전력상 압도적인 우위에 서게 되면 대만을 직접 공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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