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부분철군 선언배경]공습중단 여론 확산전략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45분


유고측이 10일 밝힌 코소보 주둔 세르비아군의 부분 철수는 코소보사태 해결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인가.

유고측은 부분철수가 시작됐다면서 코소보에 유엔평화유지군이 배치되면 병력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이전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고의 부분 철수 주장은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보다는 NATO가 중국 대사관 오폭사건으로 곤경에 빠진 틈을 타 공습중단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외교공세의 성격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코소보내 알바니아계 주민 추방이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유고로서는 NATO가 궁지에 몰린 틈을 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스처를 보이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유고측은 이미 분쟁을 끝내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 듯한 인상이다. 최근 코소보주둔 유고군 숫자를 기존 주장보다 훨씬 많은 15만명이라고 주장하는가하면 코소보내 알바니아계 주민도 92만명으로 기존에 알려진 숫자보다 훨씬 적다고 우기고 있다.

유고는 게다가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으로 중국이라는 강력한 원군을 얻었다.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10일 “NA

TO가 공습을 중단하지 않으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어떤 평화안도 논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유고를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도 유고의 부분철수를 환영해 유고는 이미 철군카드의 효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NATO는 유고의 부분철수가 미흡하다며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NATO측은 철군이 시작됐는 지도 불분명하고 설령 철군이 시작됐다 하더라도 군부대를 단순히 교체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고의 철군주장이 사실인지, 그리고 의미있는 철군이 이루어졌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가 공습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독일도 공습계속 여부를 둘러싸고 연정 내부에서 갈등을 빚는 등 NATO 내부에서도 변화가 시작됐기 때문에 유고가 상당한 병력을 철수할 경우 NATO가 무작정 공습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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