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내 총격] 여교사 기지가 60여명 살려

  • 입력 1999년 4월 22일 07시 02분


미국 덴버시 컬럼바인 고교내 총격사건 와중에서 한 여교사가 기지를 발휘해 60여명의 학생이 무사할 수 있었다.

미 NBC방송은 20일 ‘밀러 부인’으로 알려진 교사가 총성에 놀라 복도로 무작정 도망가려는 학생들을 합창실로 안내해 이들이 전원 무사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학교 학생인 제이크 크램(18)은 밀러 교사가 무작정 달아나려는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고 “그쪽으로 달아나지 말고 합창실로 들어가 숨어라”고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학생들이 합창실에 숨자마자 용의자 2명이 복도 밖을 활보하면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학생들은 용의자들이 자신들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숨소리도 내지 않은 채 숨어 있었다. 범인들이 멀어진 것처럼 보이자 숨어있던 일부 학생들은 휴대전화로 가족과 경찰에 자신들이 위험에 처해 있음을 알리고 구호를 요청했다.

이들의 악몽은 경찰 특수기동대가 급파돼 학교 건물밖으로 구출해내면서 끝났다. 총격 발생 4시간만의 일이었다.

학생들은 밀러 교사가 아니었더라면 자신들이 무차별 총격에 희생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자룡기자·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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