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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4월 13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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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 등 외신들은 12일 두 나라에 벨로루시까지 연결하는 3국 통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계획이라며 유고가 이같은 무모한 계획을 내놓은 것은 통합보다는 다른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러시아를 발칸전쟁에 끌어들여 NATO를 견제하겠다는 것이 유고의 의도라는 것이다. 유고는 국가연합을 추진하면 NATO측이 러시아의 개입을 우려해 협상에 나서거나 공습 중단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유고와 입장이 비슷하다. 작년말 슬라브 민족주의자들이 3개국 연합을 제의했을 때만 해도 ‘지극히 비현실적’이라며 일축했던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번에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AFP통신이나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3국 국가연합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와 유고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 조건이 결정적 장애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인종은 같지만 언어 문화 역사 등 많은 요인이 판이하게 다른 점을 무시할 수 없다. BBC방송은 러시아가 작년말 국경을 맞대고 있고 동일한 언어와 역사적 공통점을 갖고 있는 벨로루시와 국가연합 결성을 선언했으나 이후 거의 진전이 되지 않는 것을 예로 들며 “국가연합 결성은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서방의경제원조가절실한 러시아가 통합에 따른 아무런 경제적인 효과도 없는 유고와의 국가연합을 결성해 굳이 서방을자극할 필요도 없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외교정책 보좌관인 세르게이 프리호코는 12일 에코 모스크바 라디오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러시아―벨로루시 통합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이 통합을 국경선 밖으로 확대하는 문제는 철저한 검토가 필요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 발언이 이바노프 외무장관의 언급보다 훨씬 현실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