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대통령 「마피아와 전쟁」선언

  • 입력 1999년 3월 23일 07시 27분


오스카르 스칼파로 이탈리아 대통령이 세계 마피아의 본산에서 반(反)마피아 투쟁을 선언했다. 스칼파로대통령은 21일 마피아 본거지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코를레오네 마을 중앙광장에서 열린 ‘조직범죄 분쇄결의대회’에 참석해 마피아척결을 선언했다.

영국 BBC방송의 인터넷 사이트와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집회는 반세기 동안 마피아에 의해 살해된 4백명의 이름이 낭독되면서 시작됐다. 스칼파로대통령은 “누구도 법을 거역할 수 없다”며 “법을 어기는 것은 국가에 대한 도전”이라고 못박았다.

대회가 끝난 뒤 스칼파로대통령은 각료 검찰간부 등과 함께 광장근처 별장에서 마피아 보스들의 재산을 압수해 사회에 환원시키는 3년 시한부 법령 제정 등을 논의했다.

스칼파로대통령의 코를레오네 방문은 이탈리아 정부의 마피아척결이 새 국면을 맞았음을 상징한다. 코를레오네는 마피아 경력 25년, 마피아 통치 10년이라는 ‘보스 중의 보스’ 토토 리나(일명 짐승)의 출생지. 영화‘대부’의 돈코를레오네가문이름도 여기에서 따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13일 리나 등 18명의 마피아 핵심들을 검사 살해혐의로 종신형 등 중형에 처했다. 리나는 지금까지 종신형 10번을 선고받았다. 스칼파로대통령이 들렀던 별장도 리나 소유였으나 지금은 학교로 쓰인다. 최근에는 러시아 갱두목 캐니벌이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체포됐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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