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앞바다 보물찾기 한창…3백년전 무역선 발굴작업

  • 입력 1999년 3월 17일 19시 04분


‘보물선을 찾아라.’

쿠바의 아바나항 앞바다에서 3백여년전 침몰한 수백척의 스페인 무역선을 찾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바다에서 보물을 캐려는 모험의 주인공은 캐나다의 비자골드사.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으로부터 4년간 독점 발굴권을 따냈다.

비자골드사는 침몰한 무역선에 스페인이 남미국가에서 약탈한 금과 은덩어리, 값비싼 예술품 등이 가득 실려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자골드는 모든 발굴 비용을 대는 대신 보물이 발견될 경우 쿠바정부와 절반씩 나누기로 했다.

쿠바정부도 무역선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으나 수십만달러가 넘는 탐색장비를 마련할 수 없어 비자골드를 끌어들였다.

발굴팀은 아바나항 앞바다에 4백척, 서쪽 바다에 1백척이 가라앉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발굴팀이 가장 기대를 거는 것은 1711년 12월4일 침몰한 초대형 무역선 산티시마 트리니다드호. 해적들과 싸우기 위해 60문의 대포까지 갖췄던 트리니다드호는 스페인국왕에게 바칠 금괴와 에메랄드 등을 싣고 항해하다 폭풍을 만나 침몰했다. 최근 무인 해저카메라로 찍은 사진에서 5문의 대포와 대형 선박의 일부로 보이는 잔해가 확인됐다.

무역선의 발굴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권위있는 영국의 더 타임스지도 최근 발굴기사를 크게 보도했다. 16,17세기경 스페인은 1년에 최고 1만여척의 무역선을 남미로 보내 아바나항을 출발해 스페인의 세빌랴항에 이르는 대서양 항로는 ‘실버로드’라 불릴 정도로 붐볐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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