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 교황 저격범,「바티칸의 용서」로 고국행

  • 입력 1999년 3월 14일 19시 45분


81년 봄 바티칸의 성베드로광장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저격해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던 터키 출신 극우 테러리스트 메메트 알리 아그자. 종신형을 선고받고 이탈리아의 형무소에서 복역중인 42세의 그가 바티칸교황청의 배려로 곧 터키로 보내진다.

스칼파로 이탈리아 대통령은 12일 “세월이 많이 지난 만큼 (고국으로의 추방이)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아그자는 그간 교황과 이탈리아 정부에 사면 혹은 터키추방을 청원해왔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당시 퇴원하면서 “의사들은 나를 새 사람으로 만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죄인”이라면서도 “나는 아그자를 용서하며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사법부는 테러전문가인 그를 풀어주지 않았다.

아그자는 79년 좌익중도계열 신문 편집장을 암살한 혐의로 교도소에 복역중 교황이 터키를 방문하기 직전 탈출했다. 아그자는 이때문에 암살 및 탈옥 혐의로 10년선고를 받은 바 있어 터키로 추방된 이후에도 재수감될 가능성이 높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