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산 빠른 여성 수명 짧았다』…英연구팀

  • 입력 1998년 12월 24일 18시 56분


지금까지 알려진 상식과 달리 이른 나이에 첫 아이를 낳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수명이 짧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영국 맨체스터대 토머스 커크우드교수와 네덜란드 레이덴대 루디 웨스턴도르프교수는 최근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기고한 논문에서 “조산과 산모의 수명이 반비례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740년부터 1875년까지 영국 귀족계급 여성 1만3천6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세 전후에 폐경을 맞은 후 사망한 여성들의 경우 첫 출산이 늦을수록 오래 살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또 81세 이상 장수한 여성의 절반 가량은 출산경험이 없어 다산(多産)여성이 아이를 적게 낳은 여성보다 수명이 짧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논문을 소개한 영국 BBC방송은 “출산과 수명의 관계는 과학자들이 20년전 ‘과실파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확인된 것으로 ‘가용 체세포설’이란 이론에 근거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람이 일생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나 체세포’는 한정돼 있는데 출산에 너무 일찍, 또는 과도하게 투입될 경우 인체세포의 유지와 수리에 투입되는 양을 줄여 노화를 촉진한다는 것.

그러나 미국 조지아대 대니얼 프로미슬로교수는 “출산과 수명의 관계에 대해 상당한 연관성을 확인했으나 산후관리 건강관리 등 인간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수히 많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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