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고위당국자 『북-미 대사급관계 발전 기대』

  • 입력 1998년 12월 8일 19시 39분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8일 “미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이 없이는 남북관계개선이 어렵다”면서 “미국이 한국전 이래 계속되어 온 대북경제제재를 해소하고 점진적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대사급 외교관계로까지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7일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에게 북한 지하핵시설 의혹에 대한 해법으로 사찰과 대북제재 완화를 연계시킨 일괄타결안을 제시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일괄타결안의 핵심은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개선하는 한편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의 개발 생산과 수출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김대통령이 6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이같은 일괄타결안에 대해 이미 미국측에 설명한 바 있으나 공개하지는 않았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꼭 전제조건을 내걸고 북한에 무엇을 주려고 하는데 그래서야 어느 세월에 북한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북관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북한의 지하의혹시설과 미사일 발사를 갖고 불필요한 긴장과 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런 문제들은 반드시 대화와 협상, 외교 노력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이러한 대북 접근방식에 대해 반대도 논쟁도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한반도의 냉전구조 자체를 해체하지 않고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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