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선제核공격 포기 獨슈뢰더 내달 제안할듯』

  • 입력 1998년 11월 23일 19시 14분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23일 독일의 신좌파 게르하르트 슈뢰더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적대국에 대한 ‘선제 핵공격 포기선언’을 제안할 예정이어서 독일의 새정부 출범후 미국과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지에 따르면 사민당과 녹색당 연합인 슈뢰더정부는 다음달 8,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NATO 외무장관회담에서 ‘선제 핵공격 포기’를 제안, 내년 4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NATO 창설50주년 정상회담에서 채택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독일정부의 방침은 서방 국가들이 핵군축을 진지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미국의 빌 클린턴행정부를 격분시키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는 전했다.

미국은 슈뢰더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독일의 새 정부가 기존 외교 안보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약속에 위배된다며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50년 이상 핵평화를 유지해온 핵억지전략을 급격히 바꾸는 이같은 제안은 미국의 NATO에 대한 군사적인 공약을 저해할 것이라고 미국이 경고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에 대해 독일 관리들은 냉전이 끝나고 구소련의 위협이 사라져 과거 NATO의 핵정책은 이미 낡은 것이 됐다며 ‘선제 핵공격 포기’를 선언하는 것이 다른 국가의 핵개발을 막고 인도나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들이 대량파괴무기로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포기하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요시커 피셔 독일외무장관(녹색당)은 독일의 시사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변한만큼 NATO의 선제 핵사용 포기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NATO 사무총장에게 이미 전달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다음달 회담에서 NATO의 핵사용포기와 관련, 동맹국들의 격렬한 논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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