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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17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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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컴퓨터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 연방정부와 20개주가 제기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이 19일로 한달을 맞는다.
이번 소송에서 세계 첨단 컴퓨터기술을 주름잡는 ‘컴퓨터업계의 별’들이 법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필부(匹夫)와 조금도 다름없었다.
▼발뺌과 거짓말〓16일 공개된 빌 게이츠 MS사 회장의 비디오 증언모습. 정부측 변호사는 96년 MS사 간부가 “내년에도 우리는 인터넷 검색도구 시장에서의 우위장악을 위해 지하드(성전)를 계속해야 한다”며 게이츠회장에게 보낸 메모를 공개하며 “이때 ‘우리’는 어느 회사를 지칭하는냐”고 물었다. 게이츠는 “확실히 알수 없다”고 대답했다. 법정에서는 폭소가 터져나왔다.
13일 공방. 인텔사 부사장 스티븐 맥거이는 95년 11월 MS사와 인텔사 간부들과의 만남에서 MS사 부사장 폴 마리츠가 “MS사의 인터넷 검색도구를 무료배포해 넷스케이프사를 압박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MS사측은 그러나 당시 회의를 기록한 맥거이나 다른 인텔사 간부들의 메모 어디에서도 그같은 내용이 없었다고 몰아붙였다. 누가 거짓말하는지 알수 없게됐다.
▼배신과 음모〓80년부터 ‘2인3각’을 이루며 컴퓨터업계를 선도해온 MS사와 인텔. 인텔칩과 윈도의 결합에 대해 ‘윈텔시스템’이란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맥거이부사장은 “MS사의 압력으로 인텔이 개발하려던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NSP가 개발중단됐다”며 “이는 윈도를 공급받을 수 밖에 없는 인텔의 약점을 이용해 MS가 횡포를 부린 것”이라고 공격했다.
MS사측은 멕거이가 95년 10월 MS의 경쟁사인 넷스케이프사 사장 제임스 클라크에게 보낸 E메일을 공개했다. “보내준 정보 고맙게 받았다”는 내용으로 산업스파이 혐의가 있는 내용이었다.
▼인신공격〓MS사측 변호사들은 10일 법정에서 맥거이부사장이 넷스케이프사 관계자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인사(人事)상 불만을 표시하며 앤디 그로브 회장을 ‘미친 개’라고 표현했다는 E메일을 공개했다. 맥거이는 그런 사실 없다고 부인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