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육군-폭격기 추가파견…걸프해역 일촉즉발 戰雲

  • 입력 1998년 11월 12일 19시 15분


미국이 걸프해역에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를 파견한데 이어 11일 폭격기와 전투기 및 3천여명의 육군 병력을 추가로 급파해 미국과 이라크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미국은 이날 B52 폭격기 12대와 B1 폭격기 6대, 레이더추적을 피할 수 있는 F117A 스텔스기 12대 및 F15 F16 전투기 등 모두 1백29대의 비행기를 걸프해역으로 파견했다.

미국은 또 91년 1차 걸프전때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는 위력을 발휘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도 걸프지역으로 출동시킬 예정이다.

이날 출발한 3천명의 미 육군은 쿠웨이트에 주둔할 예정이라고 미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빌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공격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달이 없는 밤이 첨단장비를 갖춘 최신예 폭격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그다드지역이 그믐이 되는 18∼19일 밤이 최적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담이 12월7일 개최되고 이슬람교 라마단(단식기간)이 12월19일에 시작되기 때문에 미국의 군사공격은 그 이전에 완료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출국을 13일로 하루 늦췄다.

북부 아프리카를 방문중이던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일정을 단축하고 유엔본부로 돌아와 11일 긴급 안보리회의를 주재하면서 “사담 후세인대통령은 유엔의 무기사찰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으나 5개 상임이사국들은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한편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부총리는 이날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엔 사찰단원들과의 협력중단 조치를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라크 관영 INA통신은 사담 후세인대통령이 이날 전 공군 및 방공 부대사령관 회의를 소집해 미 공습에 대비한 대책을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바그다드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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